망막박리 증상 비문증

안녕하세요, 서울소재 대학병원 망막전문의 <모두의 망막> 입니다.

 

망막박리 환자분들께서 호소하시는 증상은 다양하나 대체로 눈에 뭔가 떠다닌다 (비문증), 혹은 가려 보인다, 혹은 시력이 갑자기 떨어졌다를 가장 많이 호소하십니다.

 

오늘은 망막박리 증상 중 비문증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Q 1. 눈에 갑자기 검은 점들이 생겼어요. 망막박리 증상인가요?

A: 비문증 (날파리증) 입니다. 망막열공이나 망막박리 같은 병적 원인에 의해 유발된 것인지 찾아보기 위해 반드시 병원에 가셔야 합니다.

눈에 검은 점들이 보인다 / 눈 앞에 떠다니는 것이 보인다 / 눈 앞에 올챙이들이 보인다 등등 환자분들께서 비문증을 표현하시는 문장은 매우 다양합니다.

 

비문증은 날파리증이라고도 하는데, 눈 앞에 뭔가가 떠다니는 증상을 뜻합니다. 결국 눈 안에 혼탁이 생기고, 이것이 빛에 의해 그림자가 지면서 망막이 그 그림자를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사실 비문증은 진단명이 아닙니다. 증상일 뿐입니다. "비문증"이라는 증상을 일으키는 "질병"은 다양합니다. 물론 절대 다수가 병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 아닌 경우가 제일 많습니다.

우리 눈 안쪽은 "유리체" 라는 물질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일종의 콜라겐+수분 덩어리이며 젤리같은 성질을 지닙니다. 이 덩어리는 시간이 지나면서 변성이 되기도 하고, 일부 젤리같은 성질로부터 벗어나 액화가 되기도 합니다.

 

특히 노화가 진행되면서 눈을 가득 채우고 있는 유리체가 망막과 서로 손을 잡고 있다가 분리가 되는데, 이렇게 분리가 되면서 혼탁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를 "후유리체분리" 라고 합니다.


(원래는 분리보다 박리라는 용어를 쓰는데, 망막박리와 혼동되실까봐 분리라는 용어를 사용하겠습니다.)

하지만 환자 스스로 자신의 비문증이 병적인 요인 때문인지 아닌지 알 수 없습니다. 따라서 비문증이 발생했다면 안과 전문의에게 망막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Q 2. 비문증은 없어지나요?

A: 비문 (떠다니는 물질)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주관적 증상은 때때로 완화되기도 합니다.

 

결론부터 먼저 말씀드리지면 일부는 없어지지만 일부는 남습니다. 스스로 분해되거나 사라지는 경우 (ex. 가수분해, 용혈 등) 도 있지만, 분명 없어지지 않는 혼탁도 존재합니다.

 

때때로 환자분들께서 걱정하시기도 합니다. 이렇게 계속 앞에 떠다니는 것을 가지고 살면 거슬려서 어떻게 하냐고 말입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금방 적응해서 신경쓰지 않게 됩니다.

 

또한 비문을 일으키는 물질도 항상 시야에 있는 것이 아니라, 주변부로 떠내려가게 되면 그 동안은 보이지 않게 됩니다.

 

다시 중앙으로 떠내려오면 보이겠지만, 적어도 한번 겪었던 일이므로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한가지 주의해야 할 것은, 현재 지니고 있는 비문증의 정도보다 갑자기 더 심해지는 날이 찾아온다면, 그 때는 다시 병원에 내원하셔서 망막 검진을 받아보셔야 합니다.

 

새롭게 추가된 비문은 혹여 병적인 원인인지 아닌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Q3. 비문증 자체를 없애는 치료가 있나요?

A: 경도나 중등도의 비문에 대해서는 적극 권하지는 않습니다. 

비문을 없애려면 유리체절제술을 시행하면 됩니다. 하지만 병적이지 않은 비문을 없애고자 수술을 하는 것은 속담에 비유하면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경우가 드물게 발생합니다.

수술은 최근 기술의 발달로 그 확률은 높지 않지만, 그래도 0이 아닌 확률의 합병증의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수술은, 이득의 기대값이 합병증의 기대값보다 크다고 예상될 때 시행하며, 사실 이를 수치화할 수 없기 때문에 의사의 판단이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물론 합병증 없이 끝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을 것이지만, 그렇다고 0%의 확률은 아니며, 비문을 그냥 가지고 살아도 시력에 아무 문제 없이 살 수 있었는데 괜히 수술을 했다가 큰 상실감을 안고 살아가게 될 수 있습니다. 그게 만명에 한 명, 십만명에 한 명일지라도 말입니다. 그리고 때때로 유리체절제술 자체가 비문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물론 병적인 원인에 의한 비문증인 경우, 그 병적인 원인을 치료하면 비문증도 좋아지는 경우가 있지만, 그렇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령 망막열공 때문에 생긴 비문증은 레이저 광응고술을 해야하지만, 그것이 비문증 자체를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망막찢김 때 발생한 비문 중, 출혈에 의한 것은 피가 녹는 과정인 용혈에 의해 없어지겠지만, 망막 조직 부스러기 등은 남을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현재까지는, 경도나 중등도의 비문증 자체를 없애기 위한 치료를 적극 권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혼탁이 너무 심해서 안과의사가 망막을 보는게 방해가 되거나 혼탁 자체가 너무 심해서 시력 저하를 야기하는 경우에는 유리체절제술을 권합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