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소재 대학병원 망막 전문의 "모두의 망막" 입니다.

 

이름도 생소한 중심성 장액성 맥락망막병증(중심성 망막염) 진단을 받고 적잖이 놀라셨을 것입니다.

 

이 글을 읽고 중심성 장액성 맥락망막병증(중심성 망막염)이 어떠한 병이며 왜 생기는지, 증상은 어떠하며 또 치료는 어떻게 하는지, 주의할 점은 무엇이 있을지 알아보세요.



 

 

Q1. 중심성 장액성 맥락망막병증 (중심성 망막염)이란 무엇인가요?

A: 장액성 망막박리의 일종으로, 맥락막 혈관에서 새어나온 혈장성분이 망막 밑 공간에 고이는 질병입니다.

망막박리는 열공성 / 장액성 / 견인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망막박리의 종류에 대한 설명은 아래 글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망막박리 - 종류 및 치료

안녕하세요, 서울소재 대학병원 망막전문의 입니다. 망막박리는 몇가지 종류가 있으며, 그 종류에 따라 치료가 완전히 다릅니다. 오늘은 망막박리 종류 및 치료에 대해 자세히 설명드립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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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막은 그 아래에 있는 망막색소상피와 잘 붙어 있어야 제 기능을 합니다. 그런데 망막과 망막색소상피 사이에 공간이 생기고 떨어지게 되면, 그것을 망막박리라고 부릅니다.

 

중심성 장액성 맥락망막병증 (중심성 망막염)은 망막 바로 바깥층인 맥락막의 모세혈관의 과투과성으로 인해 혈장 성분이 새어나오고, 이것이 망막 밑 공간에 고여 국소적인 망막박리를 일으키는 질병입니다.

 

다만 이 망막박리는 물 성분 (=장액)이 고여 생긴 망막박리이므로 장액성 망막박리에 속하게 됩니다.



 

Q2. 중심성 장액성 맥락망막병증 (중심성 망막염)이 생기는 원인은 무엇인가요?

A: 중심성 장액성 맥락망막병증의 발병 원인은 명확히 규명되어 있지 않으나, 최근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은 두꺼운 맥락막을 타고난 것과 관련이 깊다는 것입니다.

중심성 장액성 맥락망막병증이 발병하는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중심성 장액성 맥락망막병증의 위험인자가 스테로이드 약물 사용이기 때문에, 과거에는 우리 몸에서 스테로이드가 많이 분비되는 조건, 즉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상태가 질병을 일으킬 것이라고 추정했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트레스가 질병의 원인이나 위험인자가 아니라는 연구결과가 계속 발표되고 있습니다. 스트레스로 분비되는 정도의 체내 스테로이드 호르몬으로는 질병을 일으킬 수 없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받아들이는 수용체를 막는 약이 중심성 장액성 맥락망막병증을 좋아지게 만들지 않았다는 결과가 의료계 최고 저널(LANCET)에 실리기도 했습니다.

(출처: https://www.thelancet.com/journals/lancet/article/PIIS0140-6736(19)32981-2/fulltext) 

 

최근에는 두꺼운 맥락막을 가진 환자에게서 이 병의 발병과 연관이 깊다는 연구결과가 많이 발표됨에 따라, 전세계 망막 전문가들도 이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정확히 얘기하면, 맥락막의 정맥 (할러 혈관)이 평균보다 두꺼워, 그 위에 존재하는 맥락막 모세혈관을 누르게 되고, 이것이 맥락막 모세혈관의 과투과성을 야기하여 혈장성분을 바깥으로 새어나오게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보통 맥락막의 정맥이 두꺼운 사람은 맥락막 전체 두께가 두꺼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맥락막이 두꺼워 생기는 질환을 한데 모아서 맥락막 비후 스펙트럼 질병 (pachychoroid spectrum disease)라고 부릅니다.

 

 

 

 

Q3. 중심성 장액성 맥락망막병증이 발생하게 되면 어떠한 증상이 생기나요?

A: 통증이나 충혈 없이 해당하는 눈의 시력저하, 변형시 (왜곡되어 보이는 증상, 물체가 커보이거나 작아보이기도 함), 색감의 변화가 발생합니다.

교과서에는 다음과 같은 환자가 외래에 내원하면 중심성 장액성 맥락망막병증을 감별하라고 되어 있습니다.

 

"중년 남성에게서 무통성의, 단안의 갑작스런 시력저하가 발생했다면 중심성 장액성 맥락망막병증을 먼저 감별해야 한다."

 

 

 

 

Q4. 중심성 장액성 맥락망막병증의 치료는 어떻게 되나요?

A: 제일 중요한 것은 아무 치료도 하지 않고 기다려 보는 것입니다. 만약 스테로이드를 복용 또는 주사 중이라면 이를 중단해야 합니다. 3개월 이상 중심성 장액성 맥락망막병증 호전이 없거나 악화된다면 광역학치료 (레이저의 일종)를 권유합니다.

중심성 장액성 맥락망막병증은 질병의 자연경과가 호전/재발을 반복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은 아무 치료 없이 기다려보면 망막 밑에 고인 물이 사라집니다.

 

다만 혹시 환자가 스테로이드를 복용 중이거나 주사로 투여 중이라면, 약물로서 주입되는 스테로이드는 중심성 장액성 맥락망막병증을 악화시키는 위험요인이므로, 해당 과 의사와 상의 후 투여를 중단해보아야 합니다.

 

하지만 만약 3개월 이상 망막 밑에 고인 물이 빠지지 않거나 더 늘어난다면, 혈장 성분이 새고 있는 맥락막 모세혈관을 근치료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에 사용되는 치료가 광역학치료 입니다.

 

광역학치료는 특정 파장의 에너지를 잘 받아들일 수 있는 약물(=광감작제)을 정맥으로 주사하고, 특정 파장의 에너지를 물이 새는 부위에 쏘이는 것입니다.

 

아주 낮은 파워로 에너지를 주게 되는데, 광감작제 때문에 혈관에는 아주 잘 흡수되어 충분한 에너지가 전달됩니다. 더불에 에너지가 낮기 때문에 혈관이 아닌 다른 세포들에게는 손상이 거의 없습니다.

 

물이 새는 위치가 황반 가장자리인경우, 시야에 가리는 부분 (암점)이 일부 생길 수 있음을 미리 고지하고 레이저 광응고술로 새는 부위를 지지기도 합니다.

 

간혹 중심성 장액성 맥락망막병증의 치료에 대해 먹는 약도 권유하고, 눈에 주사도 권유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중심성 장액성 맥락망막병증이 확실하다면, 실제로 먹는 약도, 눈에 맞는 주사도 효과가 있다는 명확한 근거가 없습니다. (유럽의 중심성 장액성 맥락망병증의 치료 가이드라인에 반영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다만 간혹 중심성 장액성 맥락망막병증이 발전하여 습성 나이관련황반변성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 애매할 때는 안구에 주사를 놔보기도 합니다.

 

때로는 R-GEN이라는 레이저 치료를 권유하기도 하는데, 임상시험에서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 상태로 시행하는 병원은 극히 일부입니다.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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